근로계약서를 못 받은 채 일하고 계시거나, 직원에게 써주지 않은 상태로 신고를 받으셨다면 처벌 수위부터 확인하고 싶으실 겁니다. 이 글에서는 500만 원 이하 벌금의 근거 조문과, 기간제·단시간 근로자라면 벌금이 아니라 근로자 1인당 과태료가 되는 갈림길, 신고 절차까지 정리했습니다.
핵심만 먼저 보면
- 정규직은 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근로기준법 제17조 위반 → 제114조).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입니다.
- 기간제·단시간 근로자는 법이 다릅니다.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이고(기간제법 제17조 → 제24조 제2항), 근로자 1인당 계산됩니다.
- 그래서 단시간 근로자 5명에게 안 써줬다면 1,200만 원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고용노동부 고용차별개선과-1516).
- 임금체불과 달리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합의해도 처벌 절차가 저절로 없어지지 않습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 벌금은 얼마인가요
근로계약서 미작성 벌금이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맺으면서 임금·근로시간 등 핵심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고 교부할 의무를 지키지 않았을 때 부과되는 형사처벌을 말합니다. 근거는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이고, 이를 위반하면 제114조(벌칙)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벌금과 과태료는 전혀 다른 처분입니다
같은 500만 원이라도 성격이 다릅니다. 벌금은 형벌이라 검찰 수사와 법원 절차를 거치고 전과 기록이 남지만, 과태료는 행정질서벌이라 관할 관청이 부과하고 전과가 남지 않습니다.
인터넷 글들이 이 둘을 섞어 쓰는 경우가 많은데, 어느 쪽인지는 근로자의 고용 형태에 따라 갈립니다. 바로 다음 장에서 정리하겠습니다.
500만 원은 상한일 뿐입니다 — 실제 금액은 어떻게 정해지나
제114조의 500만 원은 법이 정한 최대치입니다. 실제 금액은 검사가 벌금액을 정해 약식기소(구약식)하고 법원이 약식명령을 내리는 과정에서 사안에 따라 결정됩니다.
“1인당 50만 원”처럼 구체적인 숫자를 단정하는 안내를 종종 보실 수 있는데, 공표된 공식 부과 기준표는 없습니다. 위반 인원, 기간, 시정 여부, 동종 전력 등이 함께 고려되므로 특정 금액을 미리 확정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정규직이냐 기간제·단시간이냐 — 여기서 법이 갈립니다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같은 “근로계약서 미작성”인데 적용 법률과 처분 종류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 근로자 구분 | 근거 조문 | 처분 |
|---|---|---|
| 정규직·무기계약직 | 근로기준법 제17조 → 제114조 | 500만 원 이하 벌금 (형사) |
| 기간제(계약직) | 기간제법 제17조 → 제24조 제2항 제2호 | 500만 원 이하 과태료 (행정) |
| 단시간(파트타임) | 기간제법 제17조 → 제24조 제2항 제2호 | 500만 원 이하 과태료 (행정) |
여기서 기간제근로자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맺은 근로자를, 단시간근로자란 같은 사업장에서 같은 종류의 일을 하는 통상 근로자보다 1주 소정근로시간이 짧은 근로자를 말합니다.
과태료는 근로자 1인당 계산됩니다
과태료라서 가볍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반대일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서면명시 의무가 개별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때에 각각 발생한다고 보아, 여러 명에게 위반했다면 사업장 단위로 묶지 않고 근로자마다 따로 금액을 산정하고 상한도 따로 적용한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고용차별개선과-1516, 2014. 8. 6.).
같은 해석에서 든 예가 단시간근로자 5명에게 서면명시를 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1인당 240만 원 × 5명 = 1,200만 원이 됩니다.
1인당 240만 원은 명시사항 여섯 가지를 모두 빠뜨렸을 때의 합산액입니다. 항목별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서면명시 사항 | 1건당 과태료 |
|---|---|
| 근로계약기간 | 50만 원 |
|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불방법 | 50만 원 |
| 근로일 및 근로일별 근로시간 (단시간근로자만) | 50만 원 |
| 근로시간·휴게 | 30만 원 |
| 휴일·휴가 | 30만 원 |
| 취업의 장소와 종사하여야 할 업무 | 30만 원 |
기간제근로자에게는 “근로일별 근로시간” 항목이 없으므로 전부 빠뜨려도 190만 원이고, 단시간근로자는 그 항목이 더해져 240만 원이 됩니다. 위반 항목이 둘 이상이면 각 금액을 합산합니다.
기간제·단시간은 시정 기회 없이 곧바로 부과됩니다
정규직 사건에서는 근로감독관이 먼저 시정을 지시하고, 사업주가 기한 안에 계약서를 작성·교부하면 입건 없이 종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응하지 않으면 그때 범죄로 인지해 검찰에 송치합니다.
반면 기간제·단시간 근로자에 대한 서면명시 위반은 시정 기회를 주지 않고 적발 즉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고용노동부 처리 방침입니다. “나중에 써주면 된다”는 생각이 통하지 않는 구간입니다.
근로계약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항목
서면으로 ‘명시’해야 하는 것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은 임금,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은 시행령 제8조에 있습니다. 취업의 장소와 종사하여야 할 업무, 취업규칙 필수기재사항(법 제93조 제1호~제12호), 기숙사에 기숙시키는 경우 기숙사 규칙에서 정한 사항입니다.
서면을 ‘교부’까지 해야 하는 것
여기서 많이들 놓치는 지점이 있습니다. 명시 대상과 교부 대상의 범위가 서로 다릅니다.
제17조 제2항은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과 제1항 제2호부터 제4호까지의 사항(소정근로시간·휴일·연차)이 적힌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제5호(취업 장소·업무 등)는 명시 대상이지만 교부 의무의 범위에는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 항목 | 서면 명시 | 서면 교부 |
|---|---|---|
|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 ○ | ○ |
| 소정근로시간 | ○ | ○ |
| 휴일(주휴일 등) | ○ | ○ |
| 연차 유급휴가 | ○ | ○ |
| 취업 장소·담당 업무 등(시행령 제8조) | ○ | — |
다만 실무에서는 한 장의 근로계약서에 전부 담아 교부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렇게 하는 편이 분쟁을 줄입니다.
작성만 하고 건네지 않았어도 위반입니다
계약서를 만들어 회사 캐비닛에만 넣어 두었다면 제17조 제2항의 교부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입니다. 서명까지 받아 두었더라도 근로자에게 사본이 가지 않았다면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변경 등으로 근로조건이 바뀐 경우에는 근로자가 요구할 때 교부하면 됩니다(제17조 제2항 단서).
연차·휴일 칸을 비워 두면 그 자체가 위반입니다
휴일과 연차는 명시 대상이자 교부 대상입니다. 그런데 계약서 양식만 쓰고 해당 칸을 공란으로 두거나 “근로기준법에 따름”으로만 적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차가 며칠 발생하고 못 쓰면 얼마를 받는지는 연차수당 지급기준 — 15일이 생기는 조건과 계산법에, 주휴일 요건은 주휴수당 미지급 신고 방법 — 지급요건·계산법부터 처벌까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신고하면 어떻게 진행되나요
어디에 신고하나요
사업장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합니다. 고용노동부 민원마당에서 온라인으로 접수하거나 관할 지청에 방문·우편으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진정서 작성 방법과 준비할 증거자료는 임금체불 진정서 작성방법과 노동청 신고 절차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절차가 같으므로 그대로 참고하시면 됩니다.
합의하면 처벌이 없어지나요 — 임금체불과 다릅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금체불(제36조·제43조 위반)은 반의사불벌죄여서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제109조 제2항).
그런데 제17조 위반에는 그런 규정이 없습니다. 제109조 제2항의 반의사불벌 목록에 제17조는 들어 있지 않고, 제114조에도 별도의 반의사불벌 규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근로자가 진정을 취하하더라도 이미 확인된 위반 사실에 대한 처벌 절차가 자동으로 종료되지는 않습니다. 실무상 시정이 이루어지면 정상으로 참작되지만, 취하만으로 사건이 반드시 없어진다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퇴사한 뒤에도 신고할 수 있나요
할 수 있습니다. 제114조의 법정형이 벌금형이므로 공소시효는 5년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근로 사실과 조건을 입증할 자료를 모으기 어려워집니다. 급여 입금 내역, 근무 일정표, 업무용 메신저 기록을 미리 확보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계약서 내용과 실제 조건이 다르다면
계약서는 받았는데 적힌 것과 실제가 다른 경우도 미작성 못지않게 흔합니다. 근로기준법 제19조(근로조건의 위반)는 이때 근로자에게 두 가지 권리를 줍니다.
제1항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즉시 근로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제2항은 그 손해배상을 노동위원회에 신청할 수 있게 하고, 계약이 해제된 경우 취업을 위해 거주를 옮긴 근로자에게 사용자가 귀향 여비를 지급하도록 합니다.
다만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는 제19조 제1항만 적용되고 제2항은 적용되지 않습니다(근로기준법 시행령 별표 1). 5인 미만 사업장이라면 노동위원회 신청과 귀향 여비 조항은 쓸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약속과 달리 임금이 적게 지급됐다면 그 차액은 임금체불 문제가 됩니다. 밀린 금액은 임금체불 계산기로 먼저 계산해 보실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어긋나는 지점
알바·일용직·5인 미만 사업장도 예외가 아닙니다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연차(제60조)나 부당해고 구제 같은 규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지만, 제17조는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별표 1은 4명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는 규정으로 제2장 근로계약 중 제15조, 제17조, 제18조, 제19조 제1항, 제20조~제22조 등을 열거하고 있고, 제12장 벌칙(제107조~제116조)도 함께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하루짜리 일용직이나 주말 아르바이트도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상 마찬가지입니다.
전자근로계약서도 됩니다
종이 문서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자문서로 작성해 이메일·전자결재 등으로 근로자 개인에게 전달하고 근로자가 언제든 열람·출력할 수 있다면 서면 교부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체 대화방에 양식을 올려두는 방식은 개별 교부로 보기 어렵습니다. 근로자별로 전달되고 수신이 확인되는 경로를 쓰셔야 합니다.
다투기 전에 확보해 둘 자료
근로계약서 미작성은 다른 노동 사건과 달리 “계약서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쟁점이라, 근로관계가 있었다는 점을 따로 증명해야 합니다. 아래 자료를 먼저 모아 두시면 진정이든 소명이든 훨씬 수월합니다.
- 근로 사실 자료 — 급여 입금 내역, 급여명세서, 근무 일정표, 출퇴근 기록
- 고용 형태를 알 수 있는 자료 — 기간제·단시간이면 벌금이 아니라 과태료 사건이 되므로, 계약 기간과 주당 근로시간이 드러나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 계약서를 요구했던 기록 — 메신저·문자·이메일. 사업주가 “써주겠다”고 답한 내용이 있으면 더 좋습니다
- 계약서를 받았다면 그 사본 — 실제 조건과 다른 부분을 표시해 두면 제19조 주장으로 이어집니다
사업주 입장에서 소명하실 때도 자료는 같습니다. 이미 교부한 사실이 있다면 교부 시점과 방법이 드러나는 기록을 확보해 두시는 것이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근로계약서를 안 썼으면 임금이나 퇴직금을 못 받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근로계약은 서면이 없어도 성립하므로, 실제로 일한 사실이 인정되면 임금·주휴수당·퇴직금 청구권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오히려 계약서가 없으면 근로조건 입증 책임 문제에서 사용자가 불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가 지금이라도 써주겠다고 하는데 응해야 하나요
지금이라도 작성·교부받는 편이 이후 임금·연차 다툼에서 유리합니다. 다만 실제 근로조건과 다르게 적힌 문서에 서명하면 나중에 그 내용에 묶일 수 있으니, 근무 시작일과 실제 조건이 그대로 반영됐는지 확인하고 서명하시기 바랍니다.
회사가 도산해서 임금을 못 받고 있는데 계약서도 없습니다
계약서가 없어도 국가가 대신 지급하는 대지급금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요건과 상한액은 간이대지급금 신청방법 — 최대 1,000만원, 재직 중에도 받는 조건과 서류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근로계약서 미작성은 500만 원 이하 벌금이라는 한 줄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정규직이면 형사 벌금, 기간제·단시간이면 근로자 1인당 과태료라는 갈림길이 실제 부담을 가릅니다.
본인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시고, 그다음 계약서에 들어가야 할 항목이 실제로 채워져 있는지 짚어 보시기 바랍니다. 임금체불과 달리 합의만으로 정리되지 않는 사안이라는 점도 함께 고려하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