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청에 진정을 넣고 근로감독관 조사까지 끝났는데, 사장이 “돈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는 상황이라면 이 글이 필요합니다. 회사가 문을 닫지 않아도 국가가 체불 임금을 대신 지급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얼마까지 받을 수 있는지, 무엇을 챙겨 어디로 가야 하는지 순서대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간이대지급금이란 무엇인가
간이대지급금은 사업주가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때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액 중 일정 금액을 근로자에게 먼저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예전에 「소액체당금」이라고 부르던 것이 2021년 제도 개편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핵심은 회사가 망하지 않아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업주가 멀쩡히 영업하고 있어도, 판결을 받았거나 노동청에서 체불 사실을 확인받았다면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근거 법령은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퇴직한 근로자)와 제7조의2(재직 근로자)입니다.
도산대지급금과 무엇이 다른가
대지급금은 두 종류입니다. 갈리는 기준은 회사가 도산했는지 하나입니다.
| 구분 | 도산대지급금 | 간이대지급금 |
|---|---|---|
| 회사 상태 | 회생·파산 결정 또는 도산등사실인정 | 도산하지 않아도 됨 |
| 대상 | 퇴직한 근로자만 | 퇴직자 + 재직자 |
| 총 상한 | 최대 2,100만 원 | 최대 1,000만 원 |
두 제도를 중복해서 받지는 못합니다. 간이대지급금을 먼저 받았다면, 이후 도산대지급금을 청구하더라도 이미 받은 금액을 뺀 나머지만 지급됩니다.
얼마까지 받을 수 있나 — 상한액
여기가 인터넷에 잘못된 정보가 가장 많은 부분입니다. “퇴직금은 300만 원까지”라거나 “연령에 따라 월 220만~280만 원”이라고 적힌 글이 있는데, 둘 다 사실이 아닙니다. 뒤의 숫자는 도산대지급금의 연령별 표를 잘못 가져온 것입니다.
간이대지급금 상한액은 700만 + 700만, 합쳐서 1,000만 원
| 항목 | 상한액 | 대상 기간 |
|---|---|---|
| 임금·휴업수당·출산전후휴가기간 중 급여 | 700만 원 | 최종 3개월분 |
| 퇴직급여등 | 700만 원 | 최종 3년분 |
| 둘을 합한 총 상한 | 1,000만 원 | — |
읽는 방법이 중요합니다. 각 칸이 700만 원이라고 해서 1,400만 원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임금 700만 원을 채웠다면 퇴직급여는 300만 원까지만 더해집니다. 총액이 1,000만 원에서 잘리기 때문입니다(「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 제6조 제3항).
간이대지급금은 퇴직 당시 연령과 무관합니다. 연령별로 금액이 갈리는 것은 도산대지급금 쪽입니다.
재직 중이라면 퇴직급여 700만 원 칸이 없다
이 부분을 짚어둔 글이 거의 없습니다. 재직 근로자의 간이대지급금 범위는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의2 제2항이 정하는데, 임금·휴업수당·출산전후휴가기간 중 급여만 들어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아직 퇴직하지 않았으니 퇴직급여 청구권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직 중에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맨 나중의 체불이 발생한 날부터 소급해 3개월분 임금이고, 700만 원이 상한입니다.
참고 — 도산대지급금의 연령별 상한액
회사가 이미 도산한 경우라면 아래 표가 적용됩니다. 항목별·연령별로 금액이 갈립니다.
| 퇴직 당시 연령 | 임금 / 퇴직급여등 (각각 1개월·1년분) | 휴업수당 (1개월분) |
|---|---|---|
| 30세 미만 | 220만 원 | 154만 원 |
| 30세 이상 40세 미만 | 310만 원 | 217만 원 |
| 40세 이상 50세 미만 | 350만 원 | 245만 원 |
| 50세 이상 60세 미만 | 330만 원 | 231만 원 |
| 60세 이상 | 230만 원 | 161만 원 |
출산전후휴가기간 중 급여는 연령 구분 없이 310만 원입니다. 최대 금액인 2,100만 원은 40대 근로자가 임금 3개월분(350만 × 3)과 퇴직급여 3년분(350만 × 3)을 모두 채웠을 때 나오는 숫자입니다.
받을 수 있는 조건
퇴직했는지 재직 중인지에 따라 요건이 갈립니다. 본인이 어느 쪽인지부터 확인하십시오.
퇴직한 근로자의 조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 사업주가 근로자가 퇴직한 날까지 6개월 이상 해당 사업을 했을 것
- 퇴직한 날의 다음 날부터 2년 이내에 소송(판결·지급명령 등)을 제기했을 것
- 또는 퇴직한 날의 다음 날부터 1년 이내에 진정 등을 제기했을 것
소송으로 갈 것인지 노동청 진정으로 갈 것인지에 따라 기한이 2년과 1년으로 다릅니다. 진정 쪽이 더 짧으니 주의하십시오(「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4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재직 중인 근로자의 조건 — 최저임금의 110% 미만
재직자는 소득 요건이 붙습니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통상임금의 평균 금액이 최저임금액의 110% 미만이어야 합니다(「임금채권보장법」 제7조의2 제2항).
2026년 최저임금 시간급이 10,320원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하면 시간당 통상임금이 11,352원 미만인 경우가 됩니다. 최저임금은 매년 바뀌므로 신청 시점의 고시액으로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기한은 맨 나중의 체불이 발생한 날의 다음 날부터 기산합니다. 소송은 2년 이내, 진정 등은 1년 이내로 퇴직자와 같습니다.
신청 절차 — 두 단계로 나뉜다
간이대지급금은 근로복지공단에 바로 신청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노동청에서 서류를 먼저 받아야 시작됩니다. 이 구조를 모르고 공단부터 찾아가 헛걸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단계 — 노동청에서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 받기
사업장 소재지 관할 고용노동관서에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합니다. 근로감독관 조사에서 체불 사실이 확인되면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가 발급됩니다.
이 확인서가 간이대지급금의 입장권입니다. 진정서 작성 방법과 준비할 증거자료는 임금체불 진정서 작성방법과 노동청 신고 절차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법원에서 확정판결·지급명령·조정조서 등을 이미 받아두셨다면 확인서 없이 그 서류로 바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2단계 —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하기
퇴직 당시(재직자는 확인서 발급 당시) 사업장 소재지를 관할하는 근로복지공단 지역본부나 지사에 청구합니다.
온라인으로도 됩니다.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total.comwel.or.kr)에서 공동인증서로 로그인한 뒤 신청서를 작성하고 서류를 첨부하면 됩니다.
필요서류
- 간이대지급금 지급청구서
-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 원본 (또는 확정판결문 정본·사본)
- 본인 명의 통장 사본
- 신분증 사본
처리기간은 14일
공단은 지급청구서를 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 여부를 결정하고 지급합니다. 토요일과 공휴일은 이 기간에서 빠집니다.
“1~2개월 걸린다”고 적힌 글이 있는데, 그것은 노동청 진정 처리에 걸리는 시간까지 합쳐서 본 것입니다. 공단 단계 자체는 법정 기한이 14일입니다.
체불액이 얼마인지부터 정리해야 한다면 임금체불 계산기로 미지급 임금과 지연이자를 먼저 계산해 보실 수 있습니다.
놓치기 쉬운 기한 네 가지
간이대지급금에서 탈락하는 사유의 상당수가 기한입니다. 성격이 다른 기한이 네 개 있는데, 서로 뒤섞여 이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구분 | 기한 | 기산점 |
|---|---|---|
| ① 소송 제기 | 2년 이내 | 퇴직일(재직자는 최종 체불일)의 다음 날 |
| ② 진정 등 제기 | 1년 이내 | 퇴직일(재직자는 최종 체불일)의 다음 날 |
| ③ 판결 받은 뒤 청구 | 1년 이내 | 판결 등 확정일 |
| ④ 확인서 받은 뒤 청구 | 6개월 이내 | 확인서가 최초로 발급된 날 |
①②는 자격을 갖추기 위한 기한이고, ③④는 자격을 갖춘 뒤 실제로 청구하는 기한입니다. 성격이 다릅니다.
특히 ④가 가장 짧습니다. 확인서를 받아두고 “언젠가 내면 되겠지” 하고 넘겼다가 6개월이 지나면 확인서를 다시 발급받아야 합니다.
실무에서 실제로 막히는 지점
제도 설명만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 신청이 막히는 곳은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아래는 근로복지공단·노동청의 처리 구조상 병목이 생기는 지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확인서가 안 나오거나 늦어지는 이유
가장 자주 걸리는 것은 근로자성 다툼과 사업주의 출석 거부·체불액 부인 두 가지입니다.
노동청은 진정을 접수할 때 “이 사람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가”부터 봅니다. 배달·플랫폼 작업처럼 도급·위탁·제휴 명목으로 계약서를 쓴 경우, 조사가 길어지고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확인서 자체가 나오지 않습니다.
4대보험 미가입도 자주 등장합니다. 미가입이 곧바로 근로자성 부인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조사에서 사업주가 “근로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흔히 쓰입니다.
일용직·현장근로는 출근부·작업일지·현장명부가 없으면 며칠 일했는지부터 다툼이 됩니다. 체불액 산정이 안 되면 확인서도 나오지 않습니다.
사업주가 출석을 거부하면 노동청이 문서조사·현장조사·관계인 조사로 우회해야 해서 시간이 더 걸립니다. “임금은 다 줬다”, “선급금·가불로 상계됐다”는 식으로 체불액 자체를 다투는 경우도 사실관계 정리에 오래 걸립니다.
관할을 잘못 짚어 다른 노동청에 접수했다가 이송되는 동안 시간을 버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진정은 사업장 주소지 관할에 넣습니다.
1,000만 원을 받고도 체불액이 남았다면
여기서 가장 많이 나오는 오해가 있습니다. “이미 1,000만 원을 받았으니 사업주에게 전액을 다시 청구하면 되나”라는 질문인데, 그렇지 않습니다.
국가가 대신 지급한 금액만큼은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주에 대한 청구권을 대위합니다(「임금채권보장법」 제8조 제1항 — 미지급 임금등의 청구권의 대위). 그 부분은 이제 공단의 몫입니다.
체불 총액이 1,500만 원이고 간이대지급금 1,000만 원을 받았다면, 근로자가 사업주에게 직접 청구할 수 있는 것은 나머지 500만 원입니다.
그 500만 원을 받으려면 확정판결·지급명령·조정조서 같은 집행권원이 필요합니다. 간이대지급금을 받은 것으로 마무리됐다고 생각해 잔액을 방치하는 것이 실무에서 가장 흔한 손실입니다.
사업주가 재산을 빼돌리기 시작하면 가압류·가처분 시기를 놓친 뒤에는 회수가 어렵습니다. 잔액이 남아 있다면 집행권원 확보와 보전처분을 같은 선상에서 검토해야 합니다.
퇴직급여 쪽 잔액이라면 지연이자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산 방법은 퇴직금 지연이자 청구 방법에서 정리했습니다.
경매가 진행된다면 배당요구를 반드시 한다
사업주 재산에 경매·공매가 붙었을 때, 최종 3개월분 임금과 최종 3년간 퇴직급여등은 저당권·조세보다 앞서는 최우선변제권을 가집니다(「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2조 제2항).
간이대지급금을 받았다고 해서 이 우선변제권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대위되는 권리에도 우선변제권이 그대로 존속한다고 법이 명시하고 있습니다(「임금채권보장법」 제8조 제2항).
다만 배당요구 종기까지 배당요구를 하지 않으면 순위가 아무리 앞서도 배당을 받지 못합니다. 경매개시 사실을 알게 되면 기간부터 확인하십시오.
자주 묻는 질문
회사가 아직 영업 중인데도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간이대지급금은 도산을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사업주가 퇴직일까지 6개월 이상 사업을 했고, 판결을 받았거나 노동청에서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발급받았다면 청구 대상이 됩니다.
재직 중인데 신청하면 회사가 알게 되나요?
노동청 진정 단계에서 사업주가 조사 대상이 되므로 사실상 알게 됩니다. 다만 진정이나 대지급금 청구를 이유로 한 해고·불이익 처우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재직자는 소득 요건(통상임금 평균이 최저임금의 110% 미만)이 별도로 붙는다는 점도 함께 확인하십시오.
확인서를 받아뒀는데 아직 안 냈습니다. 언제까지 내야 하나요?
확인서가 최초로 발급된 날부터 6개월 이내입니다. 네 가지 기한 중 가장 짧으므로 발급받는 즉시 청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6개월이 지났다면 확인서를 다시 발급받아야 하는데, 그 사이 퇴직일 기준 1년·2년 기한까지 지났다면 자격 자체를 잃을 수 있습니다.
대지급금을 받으면 남은 체불액은 못 받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간이대지급금은 상한액까지만 국가가 먼저 지급하는 것이고, 초과분에 대한 사업주의 지급의무는 그대로 남습니다.
다만 국가가 지급한 금액만큼은 공단이 대위하므로, 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총 체불액에서 받은 대지급금을 뺀 잔액입니다.
간이대지급금은 체불 임금을 전부 돌려받는 제도가 아니라, 소송이 끝날 때까지 버틸 수 있게 국가가 먼저 지급해 주는 제도에 가깝습니다. 상한액과 네 가지 기한을 먼저 확인하고, 잔액이 남는다면 집행권원 확보까지 함께 계획하시는 것이 실제 회수로 이어지는 순서입니다.
구체적인 금액과 인정 범위는 근무 형태·체불 기간·증빙 자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본인 사건에서 어느 항목이 쟁점이 될지는 자료를 갖추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